아스날 대 마르세유 챔피언스리그 홈 경기 감상.

매치 리뷰/Champs,Cup 11-12

전술적인 선입견 혹은 선수에 대한 선입견을 불러올수있는 경기의 세부평가는 지양하는 편인데 오늘은 그냥 하고싶은 말(선수좀 사주세요)이 있어서 감상평을 써볼까 해요. 먼저 제 글은 순전히 아마추어적인 관점에서 쓰는거니 틀릴수도 있고 그냥 재미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


어제는 이분이 甲

오늘 새벽에 벌어진 경기는 아스날이 여전히 지공상태에서 높은 압박과 10백을 뚫어내지못하는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의 원인에는 초반부터 꽤 윗선부터 압박을 했던 마르세유 선수들도 잘했지만 첼시전을 풀타임으로 뛴 선수들 대부분이 몸이 무거워보였고 움직임이 부족한게 더 큰 원인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일단 전반전, 초반은 압박으로 꽤 고전했지만 결국 한 10분 이후에 페이스를 되찾았고 어느정도 볼이 돌았습니다. 이때 램지와 윌콧의 컨디션이 괜찮아보였고 램지가 윌콧으로 연결하는 루트를 통해 위협적인 장면이 몇개 연출됩니다. 그리고 제르빙요를 통한 특유의 1:1 아이솔레이션도 어느정도 위협적이게 전개되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때 결정을 짓지못한점이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간 원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이에 중심에는 적극적으로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한 박주영과 그리고 결정적 찬스를 날려버린 램지가 가장 아쉬운 대목이었습니다. 그리고 전반까지만 해도 산토스가 오버래핑을 나간 이후에 느리지만 미들이든 좌측면에서 숫자싸움에 가담을 해줬는데 후반들어서 체력이 떨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아예 수비진영에서 모습을 감췄고 이를 아르테타랑 송빌롱이 커버하느라 좌측면에서 고립되는 현상이 벌어지게 됐습니다.

마르세유도 후반전엔 전반보단 다소 압박의 강도가 느슨했음에도 결국 산토스가 전혀 숫자싸움에 가담하지 못함으로 인해 두명의 미드필더가 좌측면에 고립되어버렸고 공간이 나지 않으니 결국 패스 미스가 잦아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어제의 경기의 워스트는 산토스라고 봅니다. 어제의 산토스는 비 대칭 4백의 전술이라고 보기에도 지나치게 수비로의 턴이 느렸고 자신의 특기인 공격에서도 별로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보입니다. 물론 이에는 이러한 전술적 지시를 내린 벵거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전반전에 산토스가 왼쪽으로 오버래핑하고 제르빙요가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자주 보여줬는데 여기서 박주영과 자주 겹치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제대로 마무리를 짓지못하는 원인이 되어버렸으니까요.


다시 돌아와, 램지는 3-4일 간격으로 주전으로 내보내기엔 아직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전반전엔 어느정도 자기 몫을 했지만 첼시전에 비해서 움직임이 부족했고 너무 느렸습니다. 그리고 램지가 이러한 모습을 자주 보이게 되니 송빌롱이 전진하는 경향이 생겼는데 어제의 송 역시 수비에선 어느정도 제 몫을 했지만 공격에서는 패스 미스를 남발하면서 흐름을 끊기가 일수였습니다. 뭐 아르테타는 자신의 윗선에서 움직이는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안 좋으니 달리 할 수 있는게 없었구요. 아르테타에 대해서 아쉬운 점이라면 개인적으로 송도 그렇지만 '주력'과 순발력이 느려서 턴하는 동작에서 상대방의 수비가 다 들어와 버린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와이드하게 벌려주는 움직임을 보여줘야 하는데 패스에 대한 자신감 부족인지 그런 시도를 거의 안하더라구요. 어젠 오히려 결국 베르마엘렌이 올라와서 그런 패스 전개를 하는 모습이 몇번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마 벵거가 음빌라를 원하는 점이 바로 이러한 패싱 전개에 있어서 현재 연결 고리를 해야하는 아르테타에 대한 아쉬움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와이드한 롱 패싱은 음빌라 역시 부족하긴 하지만 어느정도 주력이 되니 활동 반경이 넓은 걸로 커버할수있다는 점이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에 윌셔가 복귀하면 둘다 빠른 미드 필더들이라 지금보다 훨씬 더 나아질꺼같구요.)

아무튼 후반에도 답답한 공격전개가 이어졌고 벵거는 할 수 없이 지친 램지를 빼고 그나마 팀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로시츠키를 윗선에 배치합니다. 그러나 예전부터 문제된거지만 이제 로사는 중앙의 삼각형 꼭지에서 뛰기엔 너무 기복이 심하고 패싱의 정확도가 부족합니다. 마르세유 선수들이 밀집해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의 잦은 패스 미스는 송 빌롱 못지않게 공격의 흐름을 끊어먹었으니까요. 그리고 측면으로의 쉬운 연결 또한 부정확했구요.

사실 어젠 약간의 도박을 하더라도 아르샤빈을 중앙에 배치해서 창조성을 기대해보는 편이 어땠을까 싶습니다. 또한 왼쪽에서 산토스의 잦은 오버래핑이 문제가 되었기 때문에 차라리 제르빙요를 빼고 베나윤을 집어넣어서 수비 가담을 시키면서 그나마 공격진에서 컨디션이 좋아보인 윌콧을 통한 연결이 이뤄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어제 로시츠키가 준 단 한번의 스루패스를 결정지어주지못한 부분-페르시의 로빙슛-은 정말 아쉬운 대목이 아닌가 합니다.

결국 이전에도 그랬지만 높은 수준의 압박과 밀집 수비를 하는 팀을 상대로 아스날은 해답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합니다. 작년까진 그나마 세스크가 존재했기에 세스크의 창조성에 기대볼 수 있었고 세스크 부재시에도 나스리가 컨디션이 좋을때 그의 의외성과 창조성을 통해서 해결하는 장면이 존재했지만 지금 아스날의 미들진에는 이러한 창조성을 보여줄수 있는 선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기대할껀 페르시의 '한방'뿐이랄까요.

물론 어떤 팀이든 이러한 압박과 밀집 수비에 고전하는건 마찬가지이고 아스날 같이 하나의 전술로 일관하는 바르샤 또한 똑같은 상황에서 결국 해결하는건 '메시'의 창조성이라고 봅니다. 결국 Same old한 이야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아스날에겐 '메시'같은 선수가 필요한거라고 봐야할꺼에요.

하지만 어제 경기만 놓고보면 마르세유의 압박 수준이나 수비가 아스날이 이겨내지 못할정도의 팀이었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즉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초반에 어느정도 수비에서 헛점을 보였을때 득점하지 못했던게 결국 경기 양상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봅니다. 물론 그러한 상황에서도 메시같은 유형의 선수가 있었다면 달라졌겠지만요. 그리고 전 메시를 제외하곤 그런 역활을 해줄 유일한 외부의 선수를 괴체로 뽑고 싶습니다. 아마도 벵거가 괴체를 그렇게 간절히 원하는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PS. 쓰다보니 수비에 대한 이야기를 빠뜨렸는데 어제 아스날의 유일한 위안은 산토스를 뺀 3명의 수비진의 안정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젠킨슨이 공격시에 빌드업 과정에서 패스미스를 하는 장면이 몇번 나오긴 했는데 이는 경기 템포에 대한 적응이 덜됐던 전반에 보였던 것이고 후반부턴 꽤나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스날의 두명의 중앙 라인은 솔리드함을 넘어서 완전 '벽'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로 인해 마르세유는 제대로된 유효슛팅조차 날리지 못했으니까요. 특히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베르마엘렌의 모습은 앞으로의 시즌에서의 기대감을 보여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빌드업, 컷팅, 공중 장악등 모든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