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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론

오해와 진실


하이버리를 여전히 가끔 눈팅중입니다.
무례하게 절을 떠난다라고 말한 중이지만
여전히 그절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혹은 누군가를 향한 견해는 다를지 모르겠으나
서로가 바라는 바가 같기때문입니다.

때때로 제가 그랬던것처럼 논란이 발생하고
그것을 지켜보다보면 피끓는 분노나 피드백을
하고싶은 열망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폭탄을 던지고 나온 제가 어떤 논란에 참견하는건
무례한거같아서 그냥 방관론자가 되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오늘 지리한 벵까 벵빠논쟁속에 
벵거에대한 비판적 견지의 글이지만 괜찮은 인사이트를 제공한
느낌이기에 피드백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차마 하이버리에
글을 남기지 못해서 여기다 써봅니다.
그리고 Magic 버그님의 글을 허락도 없이 가져와서 조금 죄송하네요.


-하이버리 Magic 버그님글-
 


그리고 저의 명작론

 아르센 벵거에 대한 존경은 누군가에겐 성적에 대한 존경일순 있지만
저에겐 아닙니다. 아르센 벵거가 보여준 성적은 축구계의 족적으로
보면 그렇게 커다란 성적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아르센 벵거가 커다란
존경의 대상이 된건 그의 철학,그리고 그 철학이 보여진 작품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었습니다. 과거형을 쓰는 이유는 누군가에겐 과거만이
그렇게 보일수도 있기에 논란을 피하고 싶어서 입니다.

어쨌든 지금의 아르센을 외부적으로 보면 누군가가 이견을 제시하지
않기에 망가져있는 감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다른식으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르네상스시대의 천재 화가 미켈란젤로의 업적은 대부분 미켈란젤로가
젊은 시절에 성취한 것들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르네상스 사조에 속하는
작품들이 이시대에 만들어진 것이구요. 그래서 사실 그의 후반기 삶,
그리고 작품들은 그의 이름에 비해서 대중적으로 조명받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그의 후반기 삶은 실패한것일까요? 그러나 그의 후반기 작품
들은 단지 비평가들이 만들어낸 시대적 취향의 희생양일뿐입니다.
그의 후반기 작품들은 르네상스 이전의 양식을 취한것이기에 평가
절하당했을뿐 여전히 미켈란젤로의 천재적 작품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외부적 시선에서 이것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정치적인 이유로
평가절하당할 수 있습니다. 우린 그런 시대에 살고 있고 그렇기에 
미켈란젤로의 후반기 작품처럼 아르센의 말년 역시 그렇게 될수도
있습니다.

여기 또 다른 화가가 있습니다. 살아 생전 자신의 작품으로 번 돈은
고작 6달러. 그는 자신의 가족들에게 민폐덩어리였고 자신의 친구
들에게 괴팍한 미치광이였습니다. 그리고 그가 죽은 후 그의 작품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술품이 되었습니다. 네 모두가 아는 바로
빈센트 반 고흐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항상 시대에 강요당하는 삶, 그리고 비교당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기깟 공놀이에도 라이벌에게 비교당하고
축구커뮤니티에선 항상 화살표 놀이가 벌어지는 가운데
우리의 신념은 남들의 잣대에 흔들립니다. 선수를 사지않으면
우승하지 못한다. 클럽은 적자를 내면서 까지 우승을 해야한다.
그리고 이기는 축구가 절대적이다.

그러나 우리가 아르센의 팬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가 아스날의 감독이 되고 초창기에 이루어진 커리어는
우리의 라이벌 퍼거슨에 비하면 초라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무링요,그리고 과르디올라같은 젊은 감독들에
비해서도 그러합니다. 그렇지만 아르센은 그들이 보여주지
못한 축구, 그리고 축구 이상의 철학을 보여주었기에 그의
팬이 되었고 그런 아스날 팬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아르센 역시 인간이고 그의 잘못된 행동은 때때로 
비판받을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르센이 가고 있는 길
자체가 잘못됐다 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물론 팬들중에
우리가 가고있는 길이 잘못됐다라고 생각하는 팬들도 있고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6년은 버려진 6년
으로 보여질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 빈센트 반 고흐의
유일한 지지자가 되어주었던 그의 동생 테오처럼 벵거를
믿어보고 싶습니다. 그가 가는 길이 지금은 평가절하당하고
비웃음 당할수도 있지만 그가 생각했던 방법론,철학들이
축구 역사에서 커다란 족적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시대를
앞서간 혹은 잘못된 시스템에 저항한 인물로써 말이죠.
전 그가 돈키호테가 되어서 비웃음을 당하든 그리고 후세에
고흐처럼 인정받든 상관없습니다. 제가 좋으면 되니까요.
그게 제가 아스날을, 아르센이라는 남자를 서포팅하는
유일하게 아는 방법입니다.

끝으로 도스토예프스키의 말을 하나 인용해볼까합니다.

꿈을 밀고 가는 힘은 이성이 아니라 희망이며, 두뇌가 아니라 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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