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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거의 축구가 () 보고 싶다.

오해와 진실




2011년 4월 25일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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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스날이 지면서 아스날의 시즌은 끝이 났어요. 여전히 팬 커뮤니티에선 날선 공방들이 오가고 저 역시 짜증이 나고 화가나서  밤새 잠도 못자고 심지어 폭식까지 하게 됐어요. 그놈의 공놀이가 뭔지 사람을 이렇게 만드는지.

 누군가는 벵거의 축구가 (그만) 보고싶어지는 날이었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에겐 벵거의 축구가 (계속) 보고싶다라는 마음이 들게 되는 안타까운 날이었어요. 전 여전히 전세계에서 벵거의 축구만이 제 축구 감상욕을 자극하는 유일 무이한 축구라고 생각하기에...


 그의 팀의 성적때문에 그의 축구를 더이상 보지못하게 될꺼라는 두려움이 엄습하는 날이었다랄까요. 물론 여전히 그가 잘려나갈 일은 없지만 오늘 본 벵거교수님의 안타까운 표정은 그가 스스로 지쳐서 나가떨어지진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들정도였어요.

 저에게 가장 큰 고통은 벵거의 축구를 더 이상 보지 못하는 것이기에 이런 상황을 만든 벵거 교수님도 안타깝고 아스날의 재정적 상황을 둘러싼 이해가 없이 벼랑끝으로 내몰기만하는 팬들에게도 야속함을 느껴요. 물론 팬들중에 결과가 가장 중요하며 수비축구를 하면서까지 '우승'을 원하는 팬들도 있겠죠. 그런 이들에게 지금의 벵거는 형편없는 감독인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에겐 여전히 축구도 재밌을수도 있다라고 깨닫게 해준 벵거의 축구만이 유일하게 축구를 보는 이유이고 제가 아스날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그렇기에 만약 더이상 벵거의 축구를 보지못하게 된다라면 더이상 아스날의 서포팅을 할 이유를 못느낄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세상에 제 맘에 드는 축구를 하는 감독이 벵거뿐일리는 없겠지만요.

 어쨌든 이러한 위기 상황이 오니 도리어 이런 생각이들었어요. 벵거의 축구의 두가지 가치 '이상'과 '미학' 중에 '이상'은 포기해야할 때가 온것이 아닌가하고요. -이상은 재정적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합리적인 영입을 하고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성장시키는것, 미학은 벵거 감독의 공격적인 전술을 의미합니다.-

 전 어디까지나 축구클럽으로써 벵거의 팀을 좋아하는 것이고 그런 이상 그의 축구가 완성된 것을 더 보고싶은게 팬으로써의 심정이 아닐까 해요. 그리고 그의 이상은 멋졌지만 지금같은 거대한 돈잔치가 되어버린 축구판에서 이상을 지키면서까지 아름다운 축구를 한다는게 '신'이 아닌이상 불가능한거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한땐 벵거를 신이라 여겼지만 올해 경기들을 지켜보면서 계속된 불운-운도 계속되면 혹자들은 실력이라고 하죠.-이 겹치면서 이팀에겐 운을 뛰어넘을 클래스가 필요하다라는 결론을 내릴수 밖에 없었어요. 그런 2%부족한 불확실성을 채우기 위해서는 이제 이상을 조금 수정해야하지않는가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어요. 아무튼 한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진짜 벵거의 축구가 (정말) 보고싶다라는 것이에요. 


교수님의 이런 모습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아요 ㅠ_ㅠ


Ps. 사실 이런 생각을 결정적으로 하게된 계기는 바르샤와의 경기들때문이었어요. 시즌 우승은 제 개인적으론 운이 없어서 놓쳤다 생각하고 현재 스쿼드로도 충분히 할수 있단 생각은 했는데 바르샤 와의 챔스 2시즌을 연속 치루면서 이기는 경기에서마져도 우리팀의 "최선"의 모습으로도 바르샤에게 신승을 거두는것을 보고 이팀의 한계는 여기까지 군하라는 좌절을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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