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의 4141에 대해서...

매치 리뷰/14-15 전술,끄적임

블로그를 다시 연 건 아니고 그냥 트위터에 끄적여 놓은 글을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아마 이것 말고 두개의 글을 더 쓸려고 생각중이에요.

하나는 10-11시즌부터의 아스날의 전술변화에 관한 글.

두번째는 제가 아스날 팬 생활을 하면서 줄곧 써오려고 했던 벵거의 유산과 아스날의 미래에 관한 글이 될꺼 같습니다.

언제쯤 완성될지 귀차니즘때문에 기약이 없지만 ^^;; 완성되면 블로그에 먼저 올려보도록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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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아스날 팬덤의 논쟁 문화랄까요 이 부분에 대해 약간의 불만이 있습니다.

아스날 팬 커뮤니티들에서 나오는 많은 이야기들. 

특히 이적시장에 관한 이야기들중에 때론 지나치게 단정적이고 사실이 아닌 이야기들이 

마치 진실인양 퍼지는 것을 자주 보게 되거든요.


물론 축구팬덤에서 아마추어리즘적인 분석.

그리고 이적시장의 재미를 철저히 무시해야 된다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누군가 팬덤내에서 영향력이 있는 인물의 개인적 판단이

LOL게임에서 스노우볼링을 굴려가듯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동조속에서 어떠한 편견이 사실로 굳혀지게 됩니다.



흔히 아르센 벵거 혹은 아스날에 대해서 말할때 이런 말들을 듣곤 합니다.

벵거는 전술적으로 지나치게 변화가 없고 강팀에 대해 매번 똑같은 패턴으로 진다.

그리고 이런 논리는 특정 집단에 의해 발전되어 벵거가 있으면 우승할 수가 없다라는 논리로 발전을 하게 되죠.


여기 한가지 예를 들어보죠.

최근에 나오는 이야기중에 왜 4141을 쓰느냐라는 말이 아스날 팬덤에선 심심찮게 나오곤 합니다.

그런데 팬들의 4141에 대한 논쟁혹은  비토를 들어보면 어느순간 부터 논리적인 영역을 벗어나 있구나라는 판단이 들게 됩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다시 전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하네요.

물론 저역시 전술에 대해 그렇게 잘 알지 못하는 주제에 말하는것이기에 지나친 맹신보단 그저 참고만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사설이 길었네요. 시작하죠.



아마도 '현대축구에서 전술이란 단순한 숫자 놀음에 불과하다'

라는 말을 들어본적이 있을꺼에요.


사람들은 가끔 위의 말을 지나치게 맹신하거나 아니면 철저하게 무시하곤 합니다.

전술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 이론적으로 442는 4231에 잡아먹히는 전술이다라는 이론적 이야기를 할때는 

사실 위의 의미를 적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 팀의 경기 양상에 대해서 전술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할때 기본적으로 명심해야 할 사실이 

기본적인 포메이션-숫자놀음-에 지나치게 얽매이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경기 양상을 살펴보면 선수들의 포매이션이나 포지셔닝은 끊임 없이 변하기에 단지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약간의 팀 컬러나 경향성이기 때문입니다.

즉 이론적으론 442는 4231에 약하지만 실제 감독과 팀이 수행하는 전술 영역에 있어선 어떤 전술이 우위에 있다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죠.

간단히 말해 팀의 전술적 수행력이 강하다는 것이지 그 팀의 전술적 포메이션이 강한것은 아닌셈이죠.

예를 들자며  바르샤의 433이 조기축구회의 433과 같을수는 없는셈이라고 할까요.



그럼 다시  최근의 아스날의 4141 논란으로 돌아와보죠.

이러한 전술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중에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왜  외질을 '측면'으로 활용하느냐라는 비판입니다.

하지만 실제 경기 양상은 어떨까요?

외질은 측면에서 뛸때도 아닐때도 있다가 정답입니다.


즉 이것은 상대방에 대한 대응. 경기 양상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외질이 측면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4141은 안돼라는 말은위에서 말한 이론적인 포메이션에 지나치게 얽매여 실제 경기 양상을 보지않았기에 발생하는 것이죠.




위는 제가 트위터에 올린 외질의 대쉬보드 자료입니다.

왼쪽이 에버튼전,오른쪽이 레스터시티전이고 둘 다 4-1-4-1의 측면에서 출발한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에버튼전에선 완전히 측면에서의 플레이에 주력했고 레스터시티전에선 거의 프리롤처럼 움직이면서 플레이했다라는 사실을 알 수 있죠.


한편 많은 이들이 외질을 측면에 두면 안된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4231의 클래식 공미와 4141의 측면미드필더의 수비가담에서 많은 차이를 두기 때문이죠. 전자는 외질이 공격에만 집중하면 되고 후자는 수비에도 가담해야하는데 외질은 수비력이 안 좋다라는 것이 이유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상대하는 입장에서 외질이 측면에 있다는것은 아스날이 두명혹은 세명의 플레이메이커가 존재한다라는 사실입니다. 특히 그러한 경기 양상의 장점과 단점이 다 드러난 경기가 에버튼전이구요.


얼마전에 게리 네빌이 데일리 메일에 기고했던 아스날과 에버튼전의 감상글이 기억납니다.

아스날은 에버튼전에 루카쿠와 몬레알을 다시 매치업시켰고 예전의 패배에서 배운게 없다 뭐 이런글이었죠.

하지만 전 저 글을 읽으면서 게리 네빌이 경기를 제대로 본걸까라는 의문을 가질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먼저 지난 시즌의 에버튼전의 경기 기록들입니다.






지난 3:0 패배때의 에버튼전의 기록들. 총패스횟수 점유율이 앞섰지만 어태킹써드(공격지역)에서의 패스가 별차이 없다라는건  그만큼 역습에 탈탈털렸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리고 패스숫자에서도 수비수-아르테타라인간의 패스가 많다는건 그만큼 에버튼의 압박라인에 밀려 횡패스 백패스가 많았다라는 반증이죠. 또한 베인스-바클리.콜먼-루카쿠라인의 패스 숫자를 유심히 봐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이번 시즌의 에버튼전의 경기입니다.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총 패스횟수나 점유율은 줄었음에도 어태킹 서드지역에서의 패스숫자는 확연히 늘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상대방은 줄었구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패스 횟수에서 몬레알-외질라인의 패스 횟수가 가장 높습니다. 반대로 에버튼은 수비수들간의 패스횟수가 늘었고 특히 콜먼-루카쿠간의 패스횟수는 아예 순위에도 들지못했구요.


즉 이날 외질의 측면 기용은 상대방의 콜먼-루카쿠라인을  상대로한 이이제이격으로 맞불을 놓는 벵거 감독의 일종의 승부수로 봐야하는 것이죠. 물론 외질이 오프더볼 상황-프리킥-에서 콜먼을 놓침으로써 첫골을 실점하긴 했고 루카쿠가 바로 이어서 두번째 골을 어시하긴 했지만 첫번째 골은 오프더볼 상황.두번째골은 업사이드 오심임을 감안하면 이날 에버튼의 루카쿠-콜먼 라인을  봉쇄하기 위해 외질을 측면에 기용한 전략은 성공에 가까웠다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한편, 아스날의 4141은 아직 제대로 평가하기 이릅니다. 월드컵 시즌으로 인한 프리시즌의 부족.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의 적응. 결국  새로운 전술이 합을 이루려면 필요한건 시간이고 벌써부터 하나의 새로운 전술에 대해서 이건 답이 없어라고 단정지을 필요는 없다는 거죠. 그런 면에서 지금 굳이 잘하고 있던 4231을 내버려두고 4141을 하느냐라는 비판은 온당하지 못하다라고 봅니다. 특히 비판의 이유가 잘못된 경우엔 더 더욱 그렇구요.


더군다나 많은 이들이 벵거를 비판할때 가장 자주 하는 말이 전술적 변화가 부족하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볼때 이전의 전술을 고집하라는 이야긴 다소 이율배반적인 말이 되는것이죠.


또한 위의 외질의 케이스를 빼놓고도 4141의 전술에 대한 여러가지 비판들이 있는데 사실 비판을 하기 앞서 전술이 어떤식으로 구현되고 왜 그런지에 대한 이해를 하고 이야기를 하는걸까?라는 의문이 들정도로의 이야기들도 존재합니다.


뭐 예를들면 4141이 램지를 죽인다라는 이야기 같은건 솔직히 전혀 말이 안되는 이야기들이죠.

이론적으로만 본다면 오히려 4141은 램지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전술에 가깝다고 봐야겠죠.

4231에서의 b2b 미드필더보다 4141에서의 중미가 훨씬 더 공격적인 가담을 하기 좋다는건 상식에 가까운 이야기니까요.

물론 실제 전술적인 롤에 따라서 램지가 어떤 역할을 맡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을순 있겠고 그것이 제가 앞에서 이야기한

지나치게 이론적인 전술의 형태를 실제의 상황에 끼여맞춰선 안되기에  정답은 상황에 따라 상대에 따라 다르다고 봐야겠죠.



예를 들어보면 지난 에버튼전 그리고 레스터 시티전에서 램지-플라미니가 선 조합은 4 2 2 2에 가까운 형태였다고 봐야합니다. 플라미니가 좀 더 뒷쪽에 위치하긴 하지만 대부분 빌드업의 시작을 램지가 가져가는 형태가 되었으니까요. 



위의 움짤은 에버튼전 아스날의 선수들의 포지션 변화입니다.  초반에 4-2-2-2에 까운 형태로 움직이다가 후반전엔 다시 4-1-4-1의 형태로 움직이는것을 보실수있습니다. 사실 이날 이 전술의 가장 문제점은 램지와 윌셔의 동선이 겹치는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것이었죠.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것. 그리고 플라미니가 1의 역할을 맡기엔 지능적이지 못하다라는 문제를 확연히 알수있습니다.  

다음은 정상적인 형태의 4-1-4-1 포매이션이 어떤 양상으로 될지에 대한 자료입니다.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의 선수들의 모습입니다. 아르테타의 영리함. 빌드업과정에서의 포지셔닝 변화를 위의 플라미니와 비교해서 보면 상대적으로 아르테타가 얼마나 좋은 선수인가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또 한이 날 패싱에서의 호흡은 별로 맞지 않았음에도 4141 전술에서 카솔라-윌셔-램지가 어떤식으로 움직이는지를 잘 볼 수 있는 자료가 아닌가 싶어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의 경기양상과 포지셔닝 변화를 보면 4141에서 1의 자리에 아르테타 부재시에 램지를 넣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윌셔 역시 폼이 올라오는 과정이고-물론 논란이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점점 좋아지고 있다라고 봅니다- 윌셔가 램지 역할을 어느정도는 해줄수있다고 보지만 아르테타의 역할을 할만한 선수를 시장에서 사오지 않았다는 것은 그것이 이적시장에서의 실패이든 혹은 숫자적으론 충분한 상황에서 램지와 윌셔의 공존을 실험해보는게 앞으로의 아스날의 미래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니까요.

한편, 아스날이 4141을 이번 시즌에 들고 나온건 지난 시즌 강팀과의 경기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지난 시즌 아스날과 강팀과의 경기혹은 고전한 경기의 양상을 보면 간단합니다. 선취골을 넣으면 무너진다. 

이런 이유는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아스날의 4231은 실제로는 4222의 형태로 출발합니다.
하지만 작년 시즌 아스날의 전술의 핵심키였던 2톱(실제 출발은 오른쪽 윙포)의 선수가 계속해서 부상을 당했었죠.
작년 아스날의 베스트 11이 뛴 경기가 몇경기인줄 아시나요? 놀랍게도 한경기도 없어요.
특히 아스날의 전술의 핵심은 비대칭형 4231 실제론 4222로 운영되는 형태였는데 저기서 가장 중요한 한쪽 날개가 사라져버리는 
바람에 시즌내내 고생할 수 밖에 없었죠. 거기에 아르테타까지 부상과 폼의 회복이 더뎌졌기 때문에 벵거가 베스트 11을 어떤식으로
구상했는지 그림조차 보지 못했던 시즌이었다라고 봅니다. (물론 그럼에도 1월까지도 1위를 달린건 함정;;) 

즉, 전술의 키였던 주전 윙포들의 부상이란 상황에서  벵거가 고육지책으로 꺼낸게 지난 시즌 대체적인 전술의 양상이었던 내려앉은 4231 전술이었죠. 지난해 아스날의 게임들을 복기해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전술은 속공이라는 아스날의 한쪽 무기를 아예 포기하고 리빌딩에 성공한 4백라인을 믿고 철저하게 지공 위주로 운영하는 전술입니다. 공격 라인에서 지루를 축으로 외질의 정확한 라스트패스와 램지의 침투를 통해 결과는 좋았지만 경기 양상은 거의 꾸역 꾸역에 가까웠었죠. 한편 이러한 지공 전술의 이상적인 모습이 그려진게 나폴리와의 챔스전이었다라고 생각합니다.




아르테타(8)와 플라미니(20) 두명의 수미.그리고 외질(11)의 10번롤을 위한 완벽한 전술이었죠. 외질이 프리롤로 움직이고 외질이 움직인 공간을 수비력이 좋은 미드필더인 로시츠키(7)와 램지(16)가 매꾼다. 그러면서 두명의 미드필더는 수비가담과 침투의 두가지롤을 담당한다. 특히 위의 경기에선 투 볼란치들의 라인을 의도적으로 올렸는데 이것은 램지의 활동량과 전방 압박을 활용해서 2선부터 전방 압박을 가한 경기로 홈에서 강팀과의 경기에서 아스날이 어떤식으로 대응할것인지에 대한 그림을 보여준 경기였다라고 봅니다. 하지만 위의 전술은 나폴리전에 철저히 맞춰진 변형전술에 가깝고 실제로 가장 많이 활용된 성공적인 전술의 기본 형태는 다음과 같습니다. 






위는 13-14 전반기 리버풀전에서의 라인업입니다. 여기서 로시츠키 자리를 빼면 거의 베스트전형에 가깝습니다.

그러면 위의 전형은 실제로 어떤 형태로 경기중에 변하는지 볼까요?




실제 경기중에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형태입니다. 
(*물론 언제나 명심할껀 경기중의 상황,상대팀에 따라 선수들의 위치는 변한다는거겠죠. )
지루(12)가 높은 활동 반경 그리고 피지컬을 활용해서 싸워주거나 원터치 연계를 해주고 그 공간을 카솔라(19),램지(16),로사(7) 혹은 윌셔가 침투하는 형태의 공격이 가장 많았습니다. 여기서 외질(11)은 가장 높은 위치에서 라스트 패스를 넣어주거나 공격의 활로를 모색하는 역할을 맡게됩니다. 나머지 측면 미드필더나 중앙 미드필더진은 아르테타(8)를 제외하곤 침투와 수비를 같이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술에서 가장 위험한건 턴오버입니다. 그래서 조금 더  공격적이고 모험적인 패스를 하는 윌셔나 로시츠키보단 카솔라가 중용되게 된 것이죠. 또한 먼저 선취골을 넣게 되면 라인을 자연스럽게 내립니다. 턴 오버시에 재빨리 수비라인을 정비하면서 아르테타의 부담감과 약점-기동성-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첫번째 골 이후의 공격은 상대방의 턴 오버 이후 역습형태로 골을 넣거나 상대방이 지공을 펼치면 지루한 경기 양상이 늘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공격력이 무뎌지거나 집중력이 약할때 쇄기골 이후 수비적 전술 교체를 통해서 스코어를 지켜낸다. 이것이 작년의 아스날 경기의 대부분의 승리 공식이었죠.  작년 아스날의 다른 별명은 2:0 아스날이었죠. 
즉 간단히 말해 제가 말하는 내려앉은 4231은 아르테타의 기동력을 보완하고 아스날의 4백라인의 안전성에 기반한 승리 전략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위의 전술이 강팀과의 경기에서  왜 통하지 않았던걸까요? 혹은 대패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위의 전술은 월콧의 부재때문에 만들어진 고육지책이었고 외질의 클래스와 램지의 각성. 4백의 안정성이 시너지를 이루면서 약팀을 상대로는 통하였지만 두가지의 단점이 존재했습니다.

첫번째-중앙위주의 공격으로 공격이 단조로워진다.
두번째-위에서 말한 세가지중의 하나만 빠져도 팀이 무너진다.

잘나가던 아스날의 첫번째 패배는 맨유와의 경기였습니다.
아스날은 이날 램지를 측면 미드필더로 활용하면서 나폴리전과 유사한 형태로 원정길에 오르게 됩니다.
역시나 미드필더진을 장악하면서 중앙위주의 공격을 펼치지만 골을 넣지못했고 결국 셋트 피스한방으로 0:1 패배를 당하게 됩니다.
이날의 패배의 원인은 3가지요소중에 하나였던 4백.멀대의 결장으로 인한 한순간의 수비집중력의 저하였죠.
즉 이 전술의 한계는 선제골을 넣지 못했을때 아스날의 답답한 경기 양상을 그대로 보여준 경기결과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축구의 재미는 경기의 과정과 결과가 항상 같지 않다는데 있다.


이 분을 절실히 찾게되는 경기.




이번엔 대패한 경기들을 하나씩 살펴 보죠.
맨시전 3:6 패배-월콧이 돌아와서 공격에서는 확실한 플러스 효과가 있었죠. 작년 시즌 대패한 경기들중에 유일하게나마 추적을 할 수 있었던것도 월콧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사실 이 날의 경기는 초반에 나온 옵사이드 오심과 지루의 암걸리는 결정력이 승부를 갈랐다고 봅니다. 거기에 세가지 요인중하나인 수비라인에서의 갑작스런 교체가 선취골 이후 라인을 올린 상태에서 무려 6골을 헌납하는 원인이 되었죠.

이 날의 76분까지의 대략적인 상황.

하이라이트는 76분 2골을 뒤진 상태에서의 벤트너와 지루와의 교체.

라인을 올린 상황에선 지루보단 벤트너가 차라리낫지라는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는 안습함.

결국 이날의 교훈으로 아스날은 챔피언스 리그 뮌헨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사노고를 주전으로 두는 강수를 두게 됩니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사노고는 꽤나 좋은 활약을 펼쳐줬었죠.



리버풀전 1:5 패배-당시 아스날은 맨시티전 이후 리그에서 6승 2무를 달리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금방 돌아올꺼같은 램지의 결장은 결과적으론 치명타가 되었습니다. 거기에 초반 이른 상황에서의 두번의 셋트피스 실점은 지공 상황에서의 득점 밖에 기대할 수 없던 당시 아스날의 상황에서 절망적인 형태로 돌아왔죠. 결국 벵거가 할 수 있는건 라인을 올리는것. 그 대가는 이후 3번의 실점을 더 하는 것이었습니다.

극단적으로 올라온 라인으로 인해 센터백라인과 2 3선의 간격이 엄청나게 넓어졌다.

아르테타(8) 의 파트너로 램지대신에 윌셔(10)를 선택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첼시전 0:6패배-위와 완벽하게 동일한 형태로 패배를 했습니다. 당시 선수 구성으론 그저 초반에 한골을 넣고 지키는 형태의 경기를 바래야하는데 이른 실점과 초반 15분 퇴장까지 겹치면서 초반에 아예 경기가 끝나버린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짜온 플랜 자체가 한골을 먼저 넣고 지켜야한다라는 컨셉이었는데 너덜너덜해진 스쿼드론 강팀을 상대로는 그런 운영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한편 이날은 외질 대신에 카솔라가 공격형 미드필더를 아르테타의 파트너로 체임벌린을 내세웠습니다. 결국 램지 부재시에 아르테타의 파트너를 계속해서 바꿔가면서 장고를 거듭했지만 결과적으론 램지외엔 아무도 자신의 역활을 제대로 해내질 못했습니다.


정신승리를 해보자면 위의 대패한 경기들은 모두 아스날의 자랑이었던  3가지의 축중의 하나 이상이 빠졌던 경기들입니다. 그런면에서 벵거가 내세운 4231이 한계에 부딪혔다라곤 말할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작년 아스날의 총 득점은 68점이었습니다. 그 공격 덕후인 벵거의 팀인 아스날이 68점밖에 득점을 못한 시즌이었다라는건 그만큼 작년 아스날의 전술 자체가 공격력의 답답함을 가져온 전술이라는 반증입니다. 페르시 혼자 공격하던 진짜 암울했던 11-12시즌도 70점은 넘겼었거든요.

결국 결론을 내리자면 아스날이 이번 시즌 4141을 초반에 꺼내든건 이런면에서 두가지 의도가 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첫번째-라인을 올리면서 2-3선의 스위칭과 공격가담을 늘린다. 간단히 말해 득점력을 향상시키겠다.
지난 시즌 4231에선 외질만 막으면 됐습니다. 외질이 혼자 찬스메이킹을 하고 램지 혹은 월콧이 침투하는 형태 아니면 중앙에서 지루와 미드필더들간의 원투에 의한 침투만 막으면 됐기 때문이죠. 그런데 4141을 할 경우엔 두 명의 투톱의 침투. 그리고 3명의 플레이메이커의 스위칭을 통한 찬스메이킹을 모두 막아야 합니다. 윌셔 or 카솔라 램지 외질이 번갈아 가면서 침투와 메이킹을 할 수 있는 형태기 때문이죠. 즉 선수들의 호흡이 맞고 이상적인 형태로 가동되었을때 작년의 4231보다 공격쪽은 플러스 수비쪽은 마이너스의 형태가 되게 됩니다. 

두번째-월콧이 복귀하기전까지의 임시방편. 사실 월콧이 복귀하게 되면 지난 시즌 베스트 11로 구상했던 4222 형태로 나올 가능성이 더 높아보입니다. 4141에선 아르테타의 부담감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약팀과의 경기에선 안정적인 4231을  계속 쓰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다만 한가지 고려해보아야 할점은 초반에 코시엘니의 부상.메르테사커의 늦은 복귀로 인해 작년의 4백라인에서 오른쪽 라인이 완전히 갈렸다라는 것입니다. 즉 수비라인에서의 안정감이 지난해만큼 좋다라는게 증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4141을 통해 전체적인 윗선에서의 압박을 강화해서 뒷선의 위험부담을 줄여주는 전술을 일부러 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죠.


별 내용도 없는 글이 엄청나게 길어졌네요 ^^;;

마지막으로 저 또한 전술적으로 문외한에 가깝기 때문에 제가 늘어놓는 이야기가 정답이라고는 생각하진 않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실제 경기 양상은 훨씬 더 복잡하게 진행되기에 우리가 늘어놓는 이야기들이 사실은 경기의 조그마한 편린에 불과할수 있는것이죠. 세상에 완벽한 전술도 혼자만 잘해서 되는 축구도 없습니다.

많은 아스날 팬들이 4141을 우려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아마도 벵거가 외질을 최고의 선수로 만들어주겠다라는 인터뷰를 믿기때문일겁니다. 그렇지만 어쩌면 우리는 4231에서의 클래식 공미라는 틀안에 선수를 가둬놓고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즉 벵거가 그를 최고의 선수로 만들어주겠다라는 이야기는 4231혹은 4222에서 공격 리소스들을 보강해서 외질에게 날개를 달아주겠다라는 의미만은 아닐꺼란 이야기이죠. 결론은 외질스스로도 토탈사커라는 현대적 흐름에 걸맞는 선수가 되어야 하고 그렇게 되리라는 발전가능성을 보았기에 내세운 전술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

그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